네오체어가 3년만에 아마존 1위 찍은 비결은?

띠링! 스마트폰에서 알람이 울릴 때마다 아내와 아이들은 환호했다. 김재민 네오체어 공동대표의 ‘아마존 셀러 앱’을 통해 제품이 팔릴 때마다 나는 소리였다. 네오체어가 미국 아마존에 사무용 의자를 출시한 건 2019년 하반기. 하루에 10개가 채 팔리지 않던 시절이었다. 알람이 시끄러워 밤에 잠을 자지 못하는 게 당시 김 대표의 소원이었다.

그로부터 4년이 지난 지금, 네오체어는 아마존 사무용 의자 브랜드 부문 부동의 1위다. 이미 지난해 말부터 1위로 올라선 이후 최상위 포식자의 자리에서 내려오지 않고 있다. 하루 평균 2000여개, 1일 판매량 1만개 이상을 찍은 적도 있다. 시디즈 등 국내 유명 의자 브랜드가 아마존에선 100위권에도 들지 못하는 상황에서 거둔 성과다.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했을까?

첫 번째 경쟁력은 가성비다. 네오체어는 창업 초기부터 저가 전략을 내세웠다. 소비자들에게 합리적인 가격에 동급 최강의 품질을 제공하는 것이 목표였다. 그래야 시장 지배력을 높이고 지속 가능한 경영이 가능하다는 판단에서다. 네오체어의 경영철학도 ‘이익을 덜 남기는 회사가 되자, 남을 거면 더 싸게 공급하자’는 것이다. 김 대표의 대학 동기이자 함께 네오체어를 이끄는 이상훈 공동대표는 “직원에 투자하거나 제품 개발에 들어가는 돈이 아니면 가급적 소비자에게 혜택이 돌아가는 것이 맞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네오체어의 두 번째 경쟁력은 물류 노하우. 중국, 베트남에서 생산한 의자를 미국으로 배송하는 선박 운송비가 국내 대기업은 물론 글로벌 상위업체들에 적용하는 최저 운임 수준이다. 미국 내 유통 물류시스템에 적용되는 ‘라스트 마일(last mile)’ 배송비도 최저 요율로 최적화돼 있다. 물류회사 출신 이 대표가 구축한 독자적 네트워크를 통해서다. 네오체어는 제품의 공간 활용을 늘리고 물류 자동화 시스템을 도입해 적재 효율을 극대화하는 ‘수직형 스마트 창고’ 도입도 추진 중이다.

E커머스 기반의 스타트업 네오체어의 세 번째 경쟁력은 빅데이터 분석이다. 고객 리뷰 10만 개를 일일이 분석해 고객 맞춤형 상세 페이지를 구축했다. 국민대 박도형 교수가 이끄는 CX Lab과 협업해 인공지능(AI) 수요예측 등을 통해 신제품 개발에 적용하고 있다. 김 대표는 “소비자의 리뷰 패턴과 제품 카테고리별 고유 감성을 분석해 최적화된 정보를 제공하는 데 주력했다”며 “이런 방식을 적용하면서 아마존 매출이 본격적으로 늘어나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자발적 업무 성향이 강한 네오체어 직원들도 경쟁력으로 꼽힌다. 영어는 물론 프랑스어, 중국어, 독일어 등을 구사하는 20명의 재원이 포진해 있다. 이들은 창업 아이템인 사무용 의자에 집중하려던 두 공동대표의 등을 떠밀어 품목을 확장하라고 강요(?)하고 있다. 김 대표는 “대표보다 직원들이 회사를 성장시켜야 할 때라며 더 적극적인 상황”이라고 전했다. 내년부터 네오체어는 책상, 매트리스, 소파 등 가정용 가구로 품목을 확장할 계획이다.

지난 2월엔 국내 온라인 시장도 진출했다. 가성비와 품질에 소비자들이 호응하면서 월평균 46%씩 성장했다. 쿠팡에선 이미 1위다. 이 대표는 “제품 개발은 하지 않고 10여 넘게 같은 금형 프레임에 천만 교체해 판매하는 업체들이 수두룩하다”며 “국내 의자 브랜드 제품 가격이 최소 2배 이상 거품이 껴 있는 만큼 네오체어의 경쟁력이 갈수록 부각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네오체어의 매출은 올해 700억원에 이를 전망이다. 지난해보다 30% 증가한 수치다. 매년 성장 추이를 볼 때 내년엔 1000억원 달성이 무난할 것으로 회사 측은 예상하고 있다.

아마존에서의 성공 여세를 몰아 네오체어는 최근 일본에도 진출했다. 내년부터 영국, 독일, 프랑스, 캐나다, 이탈리아 등으로 보폭을 넓힐 계획이다. 네오체어의 벤치마킹 대상은 중국의 베스트오피스, 야희테크 등이다. 사무용 및 가정용 인테리어 가구를 취급해 각각 미국과 유럽에서 연 1조원 가량의 매출을 올리는 기업들이다. 김 대표는 “사무용 의자 시장에서 이미 경쟁자들을 이긴 경험이 있는 만큼 품목을 확장하더라도 가구업계에서 글로벌 톱 이커머스 기업이 된다는 게 그리 어렵지 않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출처: 한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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